[앵커] 보신 것처럼 구내식당과 청소업체 직원까지 대기업이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해석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실질적 지배력을 매우 폭넓게 해석한 건데, 오랫동안 이어져 온 산업계의 도급 생태계 변화가 불가피해보입니다. 윤태윤 기자가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리포트] 중앙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재심 판단은 줄줄이 예정돼 있습니다. 내일 포스코, 금요일 고려아연, 극동건설, 다음주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제철, CJ대한통운 등 이번 달까지 중노위에 배정된 사용자성 재심 판단 건수만 14건입니다. 지방노동위원회에서도 지난 5일까지 80건의 원청교섭 요구 사건이 접수됐고, 지노위는 이 중 80%가 넘는 69건에서 하청 노조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어제 중앙노동위의 판단 근거는 '실질적 지배력'입니다. 원청 사업장 내에 '시설 승인권'이 주된 근겁니다. 구내식당이나 세탁실의 경우 원청과 같은 시설을 사용하다 보니, 조리실 시설 개선이나 세탁 설비 확충, 통근버스 이용 등 하청이 조그만 변화를 주려 해도 원청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경영계는 "식당, 경비 근무까지 원청이 책임지라는 건, 도급 계약 체계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며 우려했습니다. 국내 대기업이 구내식당과 청소, 경비 등 비핵심 업무를 본격적으로 아웃소싱을 준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직후입니다.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중노위의 결정으로, 비핵심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 책임까지 생기면서 사실상 직접 고용과 차이가 없어졌습니다. 결국 30년 넘게 이어졌던 대기업 아웃소싱 활용 방식이 크게 위축되거나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경영계의 불만이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진다면, 노사 갈등은 깊어지고, 최종심 결론까지 수년씩 걸리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TV조선 윤태윤입니다. 미국 공장 증설 공사에서 발생한 400만 달러 추가공사비 미지급 논란(본보 6월 16일자)과 관련해 한국타이어 측이 기존 계약상 지급해야 하는 공사대금 150만 달러 또한 하도급업체에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도급업체가 고금리 차입과 채권 압류 절차 등을 겪으면서 사실상 지급 능력을 상실한 탓인데, 애초 이들이 공사 이력이 부족한 영세 업체였다는 점에서 한국타이어의 도급업체 선정과 검증 책임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16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공장 증설 과정에서 터널 배관 설치 등 5개 공정을 도급업체 '테트라'에 맡기면서 2,215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테트라는 1,850만 달러 규모의 하도급 계약으로 이들 공정 전체를 '가온테크'에 맡겼다. 가온테크는 계약에 따라 지난해 6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문제는 하도급업체로의 공사대금 지급이 지난해 12월부터 이뤄지지 않으면서 불거졌다. 계약상 한국타이어 측으로부터 받은 대금이 도급업체인 테트라를 거쳐 하도급업체인 가온테크로 지급되는 구조인데, 가온테크 측은 올해 4월 15일(마지막 작업 수행일) 기준으로 테트라로부터 150만 달러 정도의 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는 한국타이어가 직접 지시한 공정 변경에 따른 미지급 추가공사비 408만 달러와 별개다. 대금 미지급 배경에는 도급업체 테트라의 경영 부실 정황이 꼽힌다. 가온테크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테트라에 계약에 따른 공사대금을 지급해왔지만, 테트라는 이 중 가온테크에 지급해야 할 돈 일부를 부동산 투자에 사용했다가 손실을 봤다. 테트라는 이 과정에서 미국 현지 캐피털사에서 25% 이상의 고금리로 돈을 빌렸다. 이후 이를 갚지 못하면서 캐피털사가 테트라의 한국타이어 공사대금 채권에 대한 추심 절차를 진행했고, 한국타이어는 테트라에 대금 지급을 보류하고 테트라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가온테크는 이와 관련해 테트라를 미국 현지 경찰에 고소했다. 가온테크 측은 한국타이어가 경영 및 시공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업체와 도급 계약을 맺게 된 과정에 의문을 제기한다. 테트라가 애초부터 미국 공사 업체의 계약 이행 능력과 신용을 보여주는 '이행보증증권(Surety Bond)'을 발급받기 어려운 업체였기 때문이다. 이행보증증권은 공사업체가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경우 발주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보증 장치다. 가온테크 관계자는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테트라 소속 직원은 거의 보이지 않고 대표만 오갔다"며 "테트라 본사 주소지는 대표가 거주하고 있는 가정집일 정도로 영세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