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온열질환 발생뿐 아니라 기저질환 입원과 사망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폭염은 기저질환을 악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특히 요즘 같은 여름철 초기 폭염은 신체에 더 치명적이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서울에서 7월 초 기준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한 8일 하루 동안 전국적으로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238명으로 집계됐다. 추석 연휴까지 무더웠던 지난해에도 온열질환자가 하루 200명을 넘긴 경우는 없었다. 5월 15일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가동된 이래 온열질환자 수는 총 1,228명에 달한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도 8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온열질환자(483명)와 사망자(3명) 모두 2배 이상 많다. 하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는 건강상 피해는 더 막대할 가능성이 높다. 온열질환 감시체계는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등을 집계하지만 폭염으로 기저질환이 악화한 사례는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다. 폭염에 노출되면 심장, 뇌혈관, 호흡기, 신장 질환 등으로 인한 사망, 응급실 방문, 병원 입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2년 질병청이 발간한 ‘기후보건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와 표준질병사인분류 기준 등을 활용해 폭염의 건강영향을 분석한 결과 2010~2019년 10년간 폭염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 수는 연평균 210.9명인 것으로 추정됐다. 연평균 온열질환 사망자 수(61.2명)의 3배가 넘는다. 열사병 같은 직접적 요인뿐 아니라 폭염으로 기저질환이 악화해 사망이 앞당겨진 사례가 상당히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폭염일수가 31일로 역대 가장 많았던 2018년에는 초과 사망자 수가 무려 804명에 달했다. 그해 온열질환 사망자 수(170명)보다 4.7배나 많았다. 초과 사망이란 어떤 특정한 노출(일 최고기온 33도 이상)로 인한 사망자 수가 그 특정한 노출이 없었을 때 기대되는 사망자 수보다 더 많이 발생한 사망자 초과분을 뜻한다. 2015~2019년 매일 온열질환, 심뇌혈관질환, 급성신장질환으로 응급실에 방문한 사람 중 폭염 때문에 방문한 것으로 추정되는 초과 응급실 방문자 수는 총 7,061명, 연평균 1,176.9명으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 응급실 방문자 수는 연평균 3,479명이었다. 2010~2019년 온열질환 입원환자는 연평균 1,487명, 폭염으로 인한 초과 입원 환자는 연평균 1,076.9명이 발생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온열질환이 아니어도 더위가 심하면 심혈관, 뇌혈관, 고혈압 등 기저질환 증상이 급격히 나빠져 숨지는 경우가 많다”며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은 더 취약할 수 있으니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등 건강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폭염은 첫 2~3주가 특히 위험하다. 미국 예일대 연구진이 1987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 43개 도시에서 발생한 폭염 기간 사망 위험을 분석한 결과 폭염 초기에 사망 위험이 5.0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후반기 폭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 증가율(2.65%)보다 2배 높았다. 강 교수는 “우리 몸이 더위에 적응하는 데 2~3주 정도 걸리는데, 폭염 초기에는 몸이 환경 변화에 적응을 못한 탓에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다”며 “요즘 같은 폭염 초기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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