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신속추진과제로 선정된 ‘업무상 질병 처리기간 단축’을 위한 방안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났다. 2027년까지 처리기간을 기존 277.7일에서 120일로 줄여야 한다는 목표하에 처리 장기화의 핵심 원인인 특별진찰과 역학조사를 생략한다는 내용이다. 근골격계질환 다수 발생 직종 32개에 대한 특별진찰을 생략하고, 급식실 조리노동자의 조리흄에 의한 폐암 같은 자료가 충분한 경우 역학조사를 생략하기로 했다. 26일 <매일노동뉴스> 취재 결과 전날 오전 열린 고용노동부 산업재해보상보험 및 예방심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업무상 질병 산재 처리기간 단축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앞서 국정기획위원회는 대통령실과 정부에 업무상 질병 처리기간 단축을 신속추진과제로 제안한 바 있다. 특별진찰 생략 대상을 포함해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무상 질병 처리기간은 지난해 기준 227.7일로 업무상 사고(17.7일)에 비해 12배 넘는 기간이 소요된다. 신청 건수가 2020년(1만8천634건)에 비해 지난해(3만8천219건) 두 배 가까이 폭증한 영향이 크다. 처리기간을 대폭 줄이기 위해 업무상 질병 판단 과정에서 오랜 기간이 걸리는 특별진찰(평균 166.3일)과 역학조사(평균 604.4일)를 생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요양보호사 특별진찰·조리노동자 폐암 역학조사 생략 그간 축적된 자료를 통해 업무관련성 판단이 가능한 근골격계질환이 다수 발생하는 32개 직종에 대한 특별진찰을 생략하기로 했다. 특별진찰은 근골격계·뇌심혈관계·소음성난청·정신질병에 대해 의료기관에서 의학적 진찰, 현장조사 등을 통해 업무관련성 여부를 판단하는 제도다. 32개 직종은 건설업 18개 직종과 건설업 외 14개 직종이다. 건설업 대상 직종은 △내장인테리어목공 △미장공 △조적공 △형틀목공 △비계공 △철근공 △배관공 △용접공 △가시설공 △타일공 △견출공 △도장공 △건축석공 △전기공 △철골공 △터널공 △플랜트배관공 △플랜트용접공이다. 건설업 외 대상 직종은 △건물청소원 △급식조리원 △보육교사 △요양보호사(재가) △환경미화원 △요양보호사 △중량물배달원 △객실청소원 △섬유직조공 △자동차정비공 △외선전공(통신주설치) △채탄원(굴진원, 보갱원) △벌목공 △점검원(청소원)이다. 역학조사 대상도 축소한다. 역학조사는 질병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 연구기관(직업환경연구원·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유해요인, 노출 정도 등에 대한 전문적 측정·분석을 통해 업무관련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급식실 조리종사자의 조리흄에 의한 폐암, 광업 종사자에게 발생한 원발성 폐암 등 그간 역학조사로 자료가 충분한 경우 역학조사를 생략하기로 했다. 특별진찰과 역학조사 생략 대상은 그간 연구 결과 등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공단 재해조사와 판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처리된다. 이를 통해 특별진찰 건수는 약 30% 축소하고, 역학조사 대상 건수 4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추정원칙 적용 늘리고 판정위 공단 본부 별도 조직 분리 올해 하반기에 장기 미처리건도 집중 처리한다. 근골격계 특별진찰 장기 미처리 사건(1천225건)과 역학조사 장기 미처리건(49건)에 대한 집중처리기간을 운영할 계획이다. 특정 업종과 질병에 역학조사를 생략하는 ‘추정의 원칙’ 적용 대상도 확대한다. 다음달부터 기존에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는 근골격계·뇌심혈관계·직업성암·정신질병 등에 대해 특별진찰, 역학조사 및 판정위원회를 생략하고 근로복지공단이 전담해 처리한다. 내년부터 대상 범위도 확대한다. 현재 적용 대상인 근골격계 질병 8대 상병에 대해 직종(건설 비계공·건설 철근공)을 추가하고, ‘업무상질병인정기준위원회’도 신설해 추정 대상 상병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 대상도 축소한다. 특별진찰·역학조사 등을 통해 이미 업무관련성이 판단된 경우 판정위원회를 생략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특별진찰 결과 업무관련성이 ‘매우 높음’인 경우뿐 아니라 ‘높음’인 경우 △업무상 질병 추정의 원칙 대상에 해당하는 경우다. 판정위원회 전문성·공정성 강화도 추진한다. 기존 공단 지사 산하에서 공단 본부 산하 별도 조직으로 분리한다. 하루 처리사건수를 줄여 각 사건을 면밀히 검토하고, 상시 근무하는 전문직원을 채용하고 위원들에 대한 정기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전문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판정위원회 산하에 ‘업무상 질병 규범 판단 전문위원회’(가칭)도 신설한다. 업무와 질병간 상당인과관계를 법적·규범적 관점에서 인정하는 판례 경향을 고려하기 위해서다. 내년 상반기부터 패소율이 높거나 법적·규범적 관점에서 업무관련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질병은 규범을 판단한 뒤 판정위원회에서 심의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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