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권익 보호를 취지로 사용자의 책임을 확대하고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입법 요구가 거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지난 16일 노란봉투법의 즉각적인 입법 등을 촉구하며 총파업에 나섰다. 19일에도 동일한 요구 등을 앞세워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틀간 총파업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노정 교섭 재개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관련 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이 노란봉투법 입법 촉구를 외치며 거리로 나선 가운데, 민주노총의 위원장을 역임했던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에서 노란봉투법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을 앞둔 인사청문회에서 노란봉투법 추진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노란봉투법은 대화 자체가 불법이 되고 천문학적인 손해배상과 극한 투쟁의 악순환을 끊는 ‘대화촉진법’이고 ‘격차해소법’”이라고 말했다. 고용부 장관 유력 후보자와 노동계 등이 일제히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노란봉투법은 조속하게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보호하고 불균형한 노사 권력 구조를 완화하기 위한 취지로 추진되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지난 2014년 쌍용자동차 파업 당시 노조원들이 47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자, 시민단체들이 이를 돕기 위해 성금을 노란봉투에 담아 보낸 것에서 유래했다. 이 법안은 지난 정권 때 민주당 주도로 두 차례 국회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바 있다. 이 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용자를 근로계약의 당사자(사업주, 경영담당자)로 한정했던 기존안과 달리, 개정안은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사용자로 본다. 쟁의행위 대상도 확대된다. 기존안 쟁의행위는 임금·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대한 분쟁에만 인정됐지만, 개정안은 ‘근로조건의 결정’에서 ‘결정’이라는 문구를 삭제해 이미 확정된 근로조건의 이행까지 쟁의행위의 대상으로 포함한다. 노란봉투법의 또 다른 핵심은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제한 조항이다. 불법 파업에 따른 손해라도 사용자가 조합원의 위법 행위를 개별적으로 입증하지 않으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게 된다. 일각에선 노란봉투법이 시행될 경우 기업의 경영 부담이 증가하고, 산업 현장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법적 불확실성이 높아져 기업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외적으로 통상 리스크를 마주한 상황에서 기업을 옥죄는 정책은 국가 경쟁력을 꺾을 수 있다”며 “법안이 통과된다면 기업 환경은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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