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상담원 직군에 지원한 기자에게 면접관의 첫 질문은 넋두리로 시작됐다. “고객이 화를 내더라도 계속 죄송하다고 하면서 전화를 받는 수밖에 없죠.” 그는 대기업 통신사의 자회사를 표방하는 콜센터 직원이었다. “우리 일이 그래요. 할 수 있겠어요?” 정장 차림의 20~30대 여성 4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자가 직원에게 물었다. “인공지능(AI)이 많이 쓰인다던데 사람이 필요한가요.” 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 말했다. “언젠가 AI가 들어오긴 하겠지만 아직은 아니죠.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요.”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설명은 또다른 AI 챗봇 업체에서도 듣게 됐다. 회사 운영시 상담 직원 대신 AI 챗봇을 쓰겠다며 업체 10곳에 문의했더니 “사람보다 더 낫다는 걸 기대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I 챗봇의 나홀로 상담 처리율 45%’ ‘인건비 감소 60%’를 내세운 업체들은 “(상담) 받는 입장에선 사람을 원할 가능성이 높아 서비스 도입 범위가 고민” “사업 초기에는 문의 들어오는 걸 직접 다 확인하시는 게 자산”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또 다른 업체는 “결국 전화가 올 것”이라고 했다. “AI 챗봇은 간단한 상담을 대신하는 거라서요.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전화로 문의를 할 거예요. 사람 심리가 그래요.” 콜센터의 AI 대체는 ‘정해진 미래’처럼 받아들여진다. AI 개발기업 앤트로픽은 지난달 고객센터 상담원의 업무에서 AI에 노출된 범위가 70%로 컴퓨터 개발자에 이어 2위라고 발표했다. 2022년 컨설팅 기업 가트너는 올해까지 AI 도입으로 콜센터 인건비가 800억달러(118조4700억원) 줄고, 상담의 10%는 자동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현장에서 AI를 써본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다. 현장 콜센터 노동자들은 “‘대체될 것’이라는 틀에서 이야기가 반복되는 게 답답하다”고 했다. 또 콜센터를 이용한 소비자들은 “AI 챗봇이 답답하다”고 했다. ‘보이스피싱’ ‘분실신고’를 눌러 인간 상담원과 연결하는 꼼수까지 생겼다. 분실신고에 콜이 몰려 실제 사고접수를 해야 하는 소비자들은 수십분씩 기다려야 했다. AI 기업의 분석과 현장의 경험 중 어느 쪽이 콜센터의 미래에 가까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