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개정 노동조합법 2ㆍ3조에 대한 기업의 대응 방안
(1)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범위 확대 관련
① 개정 노동조합법은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라고만 규정할 뿐 실질적 지배력에 대한 구체적 판단기준을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
▲실질적 지배력에 대한 판단기준 ▲실질적 지배력 인정될 경우 단체교섭 절차 등에 대해서는 향후 고용노동부 지침 등을 통해 구체화될 것이나 재판을 통한 판례 형성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② 다만, 최근 원청 사용자의 단체교섭 당사자 지위를 인정한 CJ대한통운 사건(서울고등법원 2024. 1. 24. 선고 2023누34646 판결)과 현대제철 사건 1심판결에서 법원과 노동위원회는 원ㆍ하청 간 관계, 원청과 하청 근로자와의 관계에서 의제별로 실질적 지배력을 판단해 교섭 의무가 존재하는지를 판단하는 경향을 보였다.
즉 i) 특정 교섭의제(임금, 복리후생, 근로시간, 작업방식, 작업장 안전 등)에 대해 원청이 구체적으로 지배, 결정하고 있는지, ii) 원청 사업에 하청 근로자의 업무가 필수적이고 상시ㆍ지속적으로 편입돼 있는지, iii) 하청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집단적으로 결정해야 할 필요성과 타당성이 있는지 등이 판단 요소로 언급됐다.
③ 앞으로 구체적인 사례가 누적되기까지는 우선 상기 법원 판례와 노동위원회 판정상의 판단 논거를 바탕으로 실질적 지배력을 완화하고 교섭 주체를 명확히 하는 노력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 원청 사업자로서 하청업체와 체결한 업무위탁계약의 도급운영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도급운영은 원ㆍ하청 간 도급계약의 실질이 근로자파견에 해당하지 않도록 관리해 원청에 직접고용의무가 부과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개정 노동조합법은 원청 사용자가 하청근로자의 근로조건에 관한 실질적 지배력을 갖고 있다면 교섭의무를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다.
즉, 적법도급이라고 하더라도 개별 교섭의제별로 실질적 지배력이 있으면 교섭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도급운영의 필요성으로 교섭의무 발생을 감수해야 하는 사항 이외에 도급운영의 부적정으로 불필요하게 교섭의무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선제적으로 도급운영체계를 점검해 위장도급에 해당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한편 운영상의 독자성에 대한 개선방안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법원 판례 및 노동위원회 판정의 내용을 참고할 때 '위장도급과 근로자파견 판단 요소'와 '실질적 지배력 판단 요소'는 상당 부분 중첩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 지배력에 대한 고용노동부 지침 등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위장도급 관련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해 나가는 것이 합리적인 접근방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하청업체의 사업자로서의 독자성ㆍ전문성과 노무관리체계를 강화해 하청 노사관계에서의 주도권을 원청이 아닌 하청업체가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법원과 노동위원회는 하청의 역할이 노무제공 자체에 중점을 두고 있거나 원청에 종속된 경우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진다고 봤다. 이에 하청업체가 채용, 근로시간 관리, 인사평가, 징계 등 인사노무관리 전반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도록 하고 여기에 더해 단체교섭 대응 체계도 자체적으로 구축하도록 해 실질적인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로서의 지위와 책임을 강화하는 조치를 이행할 필요가 있다.
ⓒ 원청인의 실질적 지배력을 부인할 수 없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을 구분해 각 의제별로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판례나 노동위원회 판정만으로는 교섭의제별 교섭책임을 부담하는 주체를 정확히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다.
다만, 현행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은 이미 원ㆍ하청 관계에서 도급사업주로서의 하청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조치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바, 향후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에 작업장 환경 및 안전보건에 관한 근로조건에 대해 교섭을 요구할 경우 해당 의제에 관해서는 원청에 단체교섭응낙의무가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대법원은 수급인 소속 근로자들이 도급인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 도급인의 사업장은 수급인 근로자들의 삶의 터전이 되므로 조합 활동의 기본적인 공간이 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24. 12. 24. 선고 2024마6760 결정). 즉 노동조합 활동에 관한 사항은 일차적인 노사관계 당사자인 하청업체가 교섭책임을 부담하게 될 것이지만, 하청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이 원청 시설에서 이루어지는 사내 하청의 경우라면 원청 시설관리권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나마 원청의 교섭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청 근로자의 처우 관련 근로조건(임금, 복리후생, 근로시간, 휴게, 휴일 등)의 경우 하청업체의 조직적 독립성과 인사관리의 독립성이 확인될 경우 위에서 언급한 작업환경ㆍ안전보건에 관한 사항보다 원청의 단체교섭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으나, CJ대한통운 사례와 같이 원청이 하청 택배기사의 작업방식과 수수료 등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처럼 사안에 따라서는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외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의제별로 실질적 지배력 수준을 진단하고 해당 진단 결과를 토대로 원청의 지배력 수준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사업의 특성상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이 불가피하게 존재할 수밖에 없는 영역에 관해서는 원ㆍ하청 간 적절한 협의(필요 시 협의체 구성)를 통한 합리적인 대응 방식을 선제적으로 고민해 원ㆍ하청 간 교섭 책임의 적절한 분산을 고려할 수 있다.
(2) 노동쟁의 범위 확대 관련
ⓐ 노동쟁의 범위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도 추가돼 원청의 노사관계에서는 정리해고, 해외투자, 사업장 이전 등, 원ㆍ하청 간에는 하청업체 변경 및 계약내용 변경이나 해지 등과 관련해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사업경영상의 결정 이전에 충분한 노사 간 소통과 대안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 제92조 제2호 가목부터 라목까지의 사항에 관한 사용자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의 사항도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된바 단체협약 체결 및 유지과정에서 단체협약 문구를 보다 명확하게 기재할 필요가 있겠다.
즉, 종전에는 사용자와 노동조합 간 단체협약의 해석에 관한 이견이 발생할 경우 노사는 상호 협의나 설득, 노동위원회에 단체협약 해석 견해 제시를 요청하는 방법으로 권리분쟁에 대한 갈등을 해소해 왔다.
그러나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사용자가 노동조합법 제92조 제2호 가목에서 라목에 해당하는 단체협약 사항을 명백히 위반한 경우도 노동쟁의 범위에 포함했는바, 이에 따라 노사 간 협의 등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사항이 단체교섭 의제나 쟁의행위 대상으로까지 확대되므로 원ㆍ하청 사용자는 단체협약 작성 시 노동조합의 교섭요구안 내용 중 추상적이거나 모호한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히 규정해 추후 노동조합법 제92조 제2호 가목에서 라목에 해당하는 단체협약 사항이 노동쟁의의 범주에서 다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기존 단체협약 문구 중에서도 향후 해석상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보다 명확히 하는 방식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원ㆍ하청 협의체를 통해 하청업체가 작성하는 단체협약 내용 중 원청의 교섭 책임을 확대시킬 수 있는 부적절한 조항이 추가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3)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에 따른 노무관리 조직 정비
ⓐ 먼저 원청 사업주의 입장에서 노무관리 조직의 기능과 협업구조에 대한 보완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노사관계는 언제든지 하청 노동조합과도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일반적으로 하청업체와의 계약체결과 운영을 담당하는 부서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회사 내의 노무관리 조직의 기능을 확대하고 하청업체 계약담당부서, 운영담당부서간의 협업관계를 구체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 아울러 하청업체를 비롯한 협력업체의 노무관리 및 안전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즉 협력업체가 스스로의 노무관리 및 안전관리 역량을 잘 갖출수록 협력업체의 분쟁발생 자체가 감소하는 동시에 원청에 연계되는 갈등이 줄어들 수 있음을 감안해 적정한 계약관행 정립 및 협력체계 마련에 힘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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