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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더뉴인 ∬ 달라진 노동부 장관의 최저임금 심의요청서, 여기 오기까지2026-07-14 15:59

지난 3월 31일,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에 심의요청서를 발송했다. 그 안에는 우리 배달노동자를 비롯한 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이 3년 넘게 외쳐온 요구가 담겨 있었다.

"최저임금을 시간·일·주·월 단위로 정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도급제(또는 유사 형태) 임금 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을 따로 정할지 여부."

이는 최저임금법 제5조 제3항의 내용이다.

쉽게 말해, 시간급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하기 어려운 노동자에게는 다른 방식의 최저임금을 따로 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오랫동안 사문이 되다시피 했던 이 조항이 마침내 공식적으로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장의 플랫폼 배달 노동자 중 한 명으로서 이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3년의 투쟁이 만들어낸 문

이 문이 열리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걸렸는지 우리는 잘 안다. 2023년, 우리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배달노동자 109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 조사 결과를 들고 증언대에 섰다. 하루 평균 10시간, 주 6일을 달려도 실소득은 월 220만 원, 환산하면 시급 8,600원으로 당시 최저임금에도 못 미쳤다. 건당 배달료 구조에서 시간 단위 최저임금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수치로 보여줬다.

2024년에도 우리는 멈추지 않았다. 최저임금위원회 심의 시기마다 건당 최저임금 도입을 촉구하며 위원회 문을 두드렸다. 화두는 던져졌지만 논의는 답보 상태였다.

2025년에는 '차별없는 최저임금'을 새 정부 1호 노동정책으로 요구하는 증언대회가 열렸다. 배달라이더뿐 아니라 대학원생, 장애인활동지원사, 방과후강사까지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노동자들이 한목소리로 외쳤다. 그리고 올해 2026년, 공공운수노조가 배달라이더와 대리운전기사 등 18명의 심층 면접을 포함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결론은 명확했다. 플랫폼 종사자의 시간당 순수입은 법정 최저임금에도 미달한다.

이 문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두드려 열어낸 결과다.

배달라이더만의 싸움이 아니었다. 대리운전기사, 웹툰작가, 방송스태프 등 다양한 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이 함께 문을 두드렸다. 이들을 하나로 묶어온 연대와 현장에서 교섭과 투쟁으로 변화를 만들어온 흐름이 만나 지금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3년의 데이터와 증언, 대행진과 집회 그리고 국회와 최저임금위원회를 향한 끊임없는 요구. 그 시간이 쌓이고 쌓여, 마침내 장관의 심의요청서 한 장을 만들어냈다.

우리는 이 사실을 분명히 그리고 자랑스럽게 기록해 둔다.

그러나 '심의 개시'는 출발점일 뿐이다

한 가지를 분명히 해두고 싶다. 노동부 장관의 심의요청은 시작을 강제하는 법정 절차다. 위원회가 90일 이내에 안을 의결해 장관에게 제출해야 하고, 장관은 원칙적으로 그 절차에 따라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 구속력은 심의의 개시와 절차 진행을 강제하는 수준이다. 최종 임금 수준을 직접 정하지는 않는다.

즉, 심의가 시작된다고 해서 건당 최저임금이 자동으로 도입되는 것이 아니다. 위원회 안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되고, 노사 어느 쪽이 더 강하게 밀어붙이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현장의 현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나빠지고 있다.

우리가 버티는 동안 단가는 계속 깎였다

2024년 이후 배달료 삭감은 일상이 됐다. 올해 3월, 쿠팡은 건당 기본배달료를 2,100원으로 낮췄다. 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의 배달료는 어느새 3,000원 아래로 일방적으로 삭감되었다. 플랫폼 측이 맺은 단체협약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항의해도 돌아오는 것은 시스템 변경이라는 통보뿐이다.

기름값은 오르고, 오토바이 보험료도 오르고, 음식 포장재 가격도 오른다. 모든 경비는 라이더에게 전가된다. 반면 해외 플랫폼인 우버이츠, 도어대시, 그랩은 고유가 상황에서 라이더에게 추가 배달료를 지급한다. 우리 현실과 정반대다.

배달료 슈킹(운임 일부 미지급 사태)도 빈번하다. 라이더들은 알고리즘 뒤에 숨은 단가 조정을 사후에야 확인한다. 이런 구조가 계속되는 한, 건당 최저임금 심의가 시작된다 해도 현장이 나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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